디지털 노마드

디지털 노마드로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살아본 후기와 실제 한 달 예산

ad-mystory1 2025. 7. 20. 17:51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 한 대를 들고 치앙마이, 발리, 바르셀로나 같은 도시를 떠올리지만, 그들만이 전부는 아니다. 보다 독특한 경험과, 덜 알려진 도시에서의 장기 체류를 원한 결과 ‘아르메니아 예레반’이라는 도시가 레이더에 들어왔다.

디지털 노마드 아르메니아 예레반 후기

예레반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다. 관광객은 물론, 디지털 노마드 사이에서도 ‘마이너 도시’로 분류된다. 하지만 직접 살아보면 의외로 디지털 노마드에게 필요한 거의 모든 조건을 갖춘 도시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물가가 저렴하고, 무비자로 180일까지 체류가 가능하며, 현지인들은 외국인에게 매우 우호적이다. 특히 음식, 자연, 치안, 인터넷 속도까지 기대 이상이다.

 

예레반의 첫인상: 작지만 따뜻한 도시

예레반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끼는 건 작은 도시 특유의 여유로움과 친근함이다.
도시 규모는 서울의 1/10도 안 될 정도로 작고, 주요 관광지나 상업 지구는 도보로도 충분히 이동 가능하다. 그만큼 이동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놀랍게도 와이파이 인프라가 꽤 괜찮다. 일반 카페에도 무료 와이파이가 대부분 설치되어 있고, 속도도 30~50Mbps 정도로 화상회의나 업무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심지어 현지에서 구입한 SIM 카드(예: Ucom, Viva-MTS)는 10GB 기준 월 5~7달러면 충분해 데이터 걱정도 없다.

또 하나 인상적인 건 현지인들의 태도다. 영어는 아주 유창하지 않지만, 외국인을 환대하려는 태도는 진심이다. 내가 길을 잃고 지도를 꺼내면, 다가와서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 따뜻한 분위기가 예레반을 단순한 체류지가 아닌 ‘머물고 싶은 곳’으로 바꿔준다.

 

한 달 실제 예산: 놀라운 가성비 도시

예레반에서의 생활비는 예상보다 훨씬 저렴했다. 내가 실제로 지출한 내역은 아래와 같다. (2025년 6월 기준 환율 및 물가 반영)

항목                                     금액(USD 기준)      한화 환산 (약환율 1USD=1,380원)
숙소 (에어비앤비/스튜디오형) $450 약 62만 원
식비 (외식+장보기) $220 약 30만 원
카페 및 코워킹스페이스 $60 약 8.3만 원
교통비 (주로 도보, 택시 포함) $30 약 4.1만 원
통신비 (SIM 데이터 포함) $8 약 1.1만 원
기타 생활비 (세탁, 간식, 문화 등) $60 약 8.3만 원
총합 $828 약 114만 원
 

예레반은 월세 기준으로 보면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위치한 최고의 가성비 도시 중 하나다.
특히 나는 중심지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스튜디오를 이용했는데도 월세가 $450에 불과하다.
식비도 저렴한 편으로, 고기, 치즈, 와인이 풍부한 전통 아르메니아 요리를 $3~6 사이에 즐길 수 있다.
특히 ‘라바시’(얇은 빵)와 ‘하라바츠’(양고기 꼬치구이)는 거의 매일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장단점 솔직 후기

✅ 장점

  • 장기 체류 가능: 한국 국적 기준 무비자 180일 체류 가능
  • 저렴한 생활비: 한 달 120만 원 이내로 고퀄리티 삶 가능
  • 치안 안정: 밤늦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이동 가능
  • 음식 다양성: 아르메니아 전통요리는 물론, 이탈리안·중동음식도 풍부
  • 대중교통 대체 가능: 대부분 도보 또는 택시(1~2달러 수준)로 해결

❌ 단점

  • 영어 사용률 낮음: 영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 종종 발생 (러시아어 사용률 높음)
  • 계절 차 큼: 겨울에는 -10도 이하까지 떨어져 방한 장비 필요
  • 카페 전기 콘센트 부족: 작업하기 좋은 카페가 적은 편
  • 비자 연장 어려움: 무비자 기간 종료 후 재입국 외에 대안 없음

디지털 노마드로서 예레반은 매력적인 도시지만, 단점도 분명 존재한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택시기사나 관공서 직원과의 소통은 어려웠고, 겨울이 되면 실내 난방이 약한 숙소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상쇄할 만큼 사람들의 정서적 친절함과 전반적인 삶의 여유로움이 매력적이다.

 

예레반에서 살며 느낀 '진짜 삶'

예레반에서의 삶은 단순히 ‘외국에서 일한다’는 것을 넘어, 새로운 문화와 공동체 안에서 일상을 만들어 가는 경험이다.
시장에서는 하루 종일 웃는 상인들과, 카페에서는 라떼를 마시며 로컬 사람들과 나누는 짧은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길거리의 라이브 음악과, 산책 중 마주친 작은 박물관, 그리고 일상 속 산의 풍경은 이 도시가 결코 단순히 ‘저렴한 도시’로 끝나지 않음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