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아프리카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살기: 라고스 vs 나이로비 비교
2025년 현재, 디지털 노마드라는 라이프스타일은 단순히 자유롭게 여행하며 일하는 수준을 넘어 인프라, 안전, 커뮤니티, 체류비용을 모두 고려하는 전략적 삶의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아프리카 대륙은 더 이상 '미지의 땅'이 아니다. 오히려 급성장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젊고 역동적인 인구, 저렴한 물가와 영어 사용 환경을 바탕으로 새로운 디지털 노마드 목적지로 부상 중이다.
특히 나이지리아의 라고스(Lagos)와 케냐의 나이로비(Nairobi)는 각각 서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의 대표 도시로, 디지털 노마드들이 가장 많이 거론하는 아프리카 도시로 꼽힌다. 이 두 도시는 모두 IT 중심의 스타트업 허브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코워킹 공간, 인터넷 인프라, 외국인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어 있다.
그러나 라고스와 나이로비는 여러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 글에서는 두 도시를 생활비, 치안, 디지털 환경, 거주 편의성이라는 네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비교함으로써, 2025년 기준 디지털 노마드에게 어떤 도시가 더 적합한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해보자.
생활비 비교: 저렴한가, 효율적인가?
디지털 노마드가 가장 먼저 따지는 요소는 ‘얼마에 살 수 있느냐’이다. 물가 자체는 아프리카 대륙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현실 생활비는 도시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라고스(Lagos)의 물가는 생각보다 높다. 나이지리아는 최근 몇 년간 환율 불안정과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2025년 기준, 라고스 중심부에서 외국인이 거주 가능한 스튜디오 아파트의 월세는 평균 300,000~500,000 나이라(NGN) 수준이다. 이는 한화 약 33만~55만 원이며, 상대적으로 비싸다. 또한 발전기와 정수 필터, 에어컨이 갖춰진 '에어비앤비 표준' 수준의 숙소는 한 달에 800,000 NGN 이상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식비는 자취 기준으로는 저렴하지만, 외식은 지역에 따라 가격 차가 크다. 현지 식당은 1끼 1,000~2,000 NGN(약 2,500~5,000원)으로 해결 가능하나, 외국인 선호 식당은 5,000 NGN 이상이 일반적이다. 인터넷은 4G 기준 월 8,000~15,000 NGN(약 2만~4만 원) 수준이다.
반면 나이로비(Nairobi)는 전체적으로 생활비가 더 안정적이다. 중심가 아파트 임대료는 월 40,000~70,000 KES(케냐 실링), 한화로 약 38만~66만 원 수준이며, 장기 임대 시 가격 협상도 가능하다. 식비는 케냐 로컬 시장에서 장을 보면 2인 기준 월 25,000 KES로 넉넉하다. 외식비는 라고스보다 저렴한 편이며, 커피 한 잔 300 KES(약 3,000원), 레스토랑 식사는 800~1,200 KES 수준이다.
정리하면, 라고스는 전력과 물 공급 등 부가적 비용이 많아 생활비가 체감상 더 높게 느껴지고, 나이로비는 균형 잡힌 물가와 예측 가능한 소비 구조로 노마드에게 보다 안정적인 재정 운영이 가능하다.
치안과 안전성: 체감 리스크는 어디가 더 높은가?
치안은 디지털 노마드에게 가장 민감한 요소 중 하나다. 특히 아프리카 도시에서는 단순 범죄율 수치보다 체류자의 체감 안전이 더 중요하다.
라고스는 범죄율이 높은 편이다. 절도, 소매치기, 무장 강도 등의 사건이 빈번하며, 경찰 시스템도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외국인 노마드는 주로 보안이 강화된 빅토리아 아일랜드(Victoria Island)나 이케자(Ikeja GRA) 등지에 거주하며, 이 지역은 전용 경비와 CCTV, 높은 담장이 기본이다. 그러나 도심 외곽이나 대중교통 이용 시 위험 노출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나이로비 역시 과거에는 'Nairobbery'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컸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보안 인프라가 빠르게 개선되었다. 웨스트랜드(Westlands), 카렌(Karen), 킬리마니(Kilimani) 등 주요 거주 지역은 외국인 비율이 높고 치안이 양호하다. 도보 이동이 가능한 범위도 넓고, 경찰 출동 앱(Safeboda Security 등)도 잘 작동한다.
두 도시 모두 공통적으로 야간 도보는 금지 수준으로 피해야 하며, 택시는 반드시 우버(Uber)나 볼트(Bolt) 등의 앱 기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라고스는 체감 치안이 더 낮고, 나이로비는 상대적으로 일상적인 생활에 있어 리스크가 낮은 편이다.
디지털 인프라와 커뮤니티: 연결성과 커뮤니케이션 환경 비교
디지털 노마드는 어디서든 빠른 인터넷과 안정된 작업 환경을 필요로 한다. 이 측면에서 보면 두 도시 모두 성장 중이지만, 편차가 존재한다.
라고스는 서아프리카 최대의 경제 도시답게 수많은 스타트업과 기술 기업이 집중되어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Venia Business Hub, Workstation, Leadspace 등이 있다. 와이파이 속도는 평균 20~40Mbps이며, 일부 지역은 광랜(100Mbps 이상)도 가능하다. 그러나 빈번한 전력 차단과 모바일 인터넷 품질 불안정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나이로비는 '실리콘 사바나(Silicon Savannah)'로 불릴 만큼 테크 허브로 각광받는 도시다. Nailab, iHub, The Foundry 등 세계적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가 존재하며, 인터넷 속도는 50~100Mbps 수준이다. 특히 나이로비 중심가는 공공 와이파이 인프라와 예비 전력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어 디지털 노마드에게 유리하다.
또한 영어 소통 환경은 두 도시 모두 유리하다. 하지만 나이로비는 영어 외에도 스와힐리어가 혼용되며, 좀 더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어 노마드 간 네트워킹에 이점이 있다.
장기 체류 및 비자 편의성: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현실 접근성
비자 정책과 체류 편의성은 디지털 노마드에게 결정적인 요소다. 나이지리아와 케냐 모두 디지털 노마드 전용 비자는 아직 시행되지 않았지만, 외국인 장기 체류는 가능한 구조다.
라고스(나이지리아)는 일반 관광 비자로 입국한 뒤 장기 체류 전환이 어렵고, 행정 절차가 복잡하다. 비자 발급 시 인터뷰나 초청장, 상세한 서류가 요구되며, 온라인 신청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아 직접 대사관을 통해 처리해야 한다.
반면 나이로비(케냐)는 eVisa 시스템을 통해 손쉽게 온라인 비자 신청이 가능하며, 최대 90일 체류가 허용된다. 이후 재입국을 통해 연장이 가능하고, 일부 외국인은 6개월 이상 체류하는 사례도 많다. 게다가 케냐는 디지털 노마드 유입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강해, 비자 정책도 점진적으로 개방되고 있다.
또한 케냐는 의료 인프라, 국제 보험 수용성, 외국인 친화적 교육 시스템까지 고려하면 가족 단위의 노마드 정착에도 유리한 도시로 꼽힌다.
결론: 라고스 vs 나이로비, 아프리카 디지털 노마드의 승자는?
두 도시는 각자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라고스는 더 큰 시장과 잠재적 기회, 그리고 역동적인 스타트업 환경을 제공한다. 그러나 높은 생활비, 치안 문제, 인프라 불안정성은 신중한 선택을 요구한다.
반면 나이로비는 보다 안정된 체류 환경과 디지털 인프라, 예측 가능한 생활비, 그리고 외국인에게 열려 있는 문화로 디지털 노마드에게 매우 실용적인 도시다.
만약 당신이 스타트업 창업, 투자 네트워크 확장이 목적이라면 라고스,
장기 체류, 원격근무, 안정적 커뮤니티를 원한다면 나이로비가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